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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감염병의 유행이 불러온 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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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의 유행이 불러온 분쟁
집합금지명령으로 인해 발생하는 분쟁들
금방 종식이 될 것 같았던 코로나19의 유행이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의 유행이 시작되고 지금까지 뉴스나 방송을 통해 많이 듣게 되는 단어가 바로 ‘집합금지’가 아닐까 싶다. 집합금지 명령으로 인해 우리의 일상은 많은 부분 변화가 있었고, 다양한 분야에서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집합금지명령의 법적 근거
그렇다면 집합금지 명령은 어떠한 규정을 근거로 이루어질까?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언론에 자주 등장하게 된 법률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다. 감염병예방법 제49조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장,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은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하여 ‘흥행, 집회, 제례 또는 그 밖의 여러 사람의 집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것’ 등의 조치를 하여야 하며, 보건복지부 장관 또한 여러 사람의 집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게 할 수 있다. 이 조항을 근거로 보건복지부 장관이나 각 지자체장들은 업종 별로 집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조치를 하고 있다. 만약 이를 어길 경우 같은 법 제80조 제7호에 따라 고발조치 되어 3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고, 처분 위반으로 발생한 모든 확진 관련 검사·조사·치료 등 방역비용이 구상청구 될 수 있다. 제반 비용이 구상청구 될 수 있다는 내용은 아마 뉴스보도 등을 통해 많이 접했으리라 생각된다.
행사취소에 따른 책임 부담의 문제
집합금지 조치에 따라 많은 사람이 모이는 행사는 연기가 되거나 취소가 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였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행사를 치르기 위해서는 장소 이용에 대한 계약이 수반되게 마련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행사를 하지 못하게 됨에 따라 장소를 대여해주는 측과 장소를 대여하는 측 사이에 위약금에 관한 분쟁이 다수 발생하였다. 대부분의 계약서나 약관에는 천재지변과 같은 사유로 계약이행을 못할 경우 위약금을 지불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두고 있으나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의 확산을 과연 천재지변과 같은 상황을 볼 수 있을지 문제가 된다.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천재지변 등이 전염병을 포함하는지를 판단하는 명시적인 기준은 마련되어 있지 않고,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의 일부 내용을 참고해볼 수 있으나 이 경우에도 전염병이 천재지변에 포함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결국 현재의 규정만으로는 계약서나 약관에 전염병을 천재지변으로 보고 위약금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지 않는 한 당사자 간 원만한 협의를 통해 분쟁을 해결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로 인한 분쟁 사례가 증가하자 소비자보호원이나 각지자체가 집합금지명령으로 인해 발생하는 위약금 분쟁을 중재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집합금지명령으로 인해 발생하는 분쟁은 장소 이용의 취소에 따른 위약금 문제만이 아니다. 집합금지명령의 대상이 된 업종의 경우에는 해당 영업장소에서 그 목적에 따른 영업 등을 수행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해당 공간에서 필수적 으로 발생하게 되는 임대료 등의 제반 비용은 고스란히 해당 영업장의 운영주체의 부담이 된다. 그렇지만 집합금지명령을 이유로 임대료를 면제 받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집합금지명령이 감염병의 확산 방지라는 국가적인 목적을 이루기 위한 조치이지만 그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생존의 위협을 받는사람들이 있다는 점도 사회적으로 함께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다.
집합금지에 대한 타당한 기준 마련이 필요
최근 보건복지부는 기존 3단계이던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별 기준 및 방역 조치를 5단계로 세분화했다. 이에 따르면 1단계는 생활 속 거리두기 단계로 일상생활과 사회경제적 활동을 유지하면서, 코로나19예방을 위해 방역수칙 준수해야 한다. 1.5단계는 지역적 유행이 개시되는 단계로 위험지역은 철저한 생활방역이 필수적으로 실시된다. 2단계는 지역 유행이 급속히 전파되고 전국적 확산이 개시되는 단계로 위험지역은 불필요한 외출과 모임을 자제해야하며 사람이 많이 모이는 다중이용시설도 이용을 자제해야한다. 2.5단계는 전국적 유행이 본격화되는 단계로 가급적 집에 머무르며 외출·모임과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최대한 자제해야한다. 마지막으로 3단계는 전국적 대유행 단계로 원칙적으로 집에 머무르며 다른 사람과 접촉 최소화해야 한다. 다단계판매는 직접판매의 한 종류이다. 그 개념 자체가 의미하고 있듯이 다단계판매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면서 하는 비즈니스이다. 대면 접촉을 그 필수요소로 하는 업종이기에 집합금지 명령은 종사하는 사람들의 생존 문제와 연결될 수도 있다. 이에 업계 전문지들은 하나같이 그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매일마케팅신문은 “다단계판매업계는 집합금지명령으로 인해 가장 피해를 많이 본 업종 중 하나로 손꼽힌다.”며 “실제 매출이 30~40% 급감한 업체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넥스트이코노미는 사설을 통해 “지자체와 정부당국의 차별적이고 미온적인 태도로 인한 피해는 다단계와 방판업계 기업과 종사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실정”이라며 “중소기업들의 경우 폐업과 영업중단이 속출하고 개인사업자들의 경우는 생계 마저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국가적인 위기가 닥쳤을 때 이를 극복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하지만 이에 동참하는 시민들의 삶의 질 저하나 기업 활동의 위축에 대한 대책도 함께 세워져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오승유 변호사
現) 애터미(주) 해외사업부
제5회 변호사 시험 합격
서울시립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고려대학교 법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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