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4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건강검진을 앞두고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검진 예약을 위해 발송된안내문을 확인하던 중 기본검사 외에 선택항목으로 ‘NK세포 활성도 검사’라는 게 있음을 확인한 것. 건강과 직결된 면역력을 수치화해 암 또는 질병에 대한 우리 몸의 저항력을 예측할 수 있다는 설명에 A씨는 당장 검사를 받아보기로 했다. ‘미래형 건강검진’으로 불리는 ‘NK세포 활성도 검사’에 대해 알아보자.

‘면역(免疫, immunity)은 최고의 의사이며 치료법이다.’ 현대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의 말처럼 ‘면역’은 우리 몸을 보호하고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돕는 가장 중요한 체계다. 면역은 크게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선천 면역(자연 면역)과 감염이나 예방 접종 등을 통해 얻는 후천 면역(획득 면역)으로 나뉜다. 선천 면역을 가장 먼저 적과 대치하는 ‘제1 공격부대’라고 한다면, 획득 면역은 후방에서 준비 태세를 갖추어 출정하는 ‘제2 공격부대’라고 할 수 있다. 자연살해세포로 잘 알려진 ‘NK세포(Natural Killer cell)’는 인체 내에서 선천적 면역을 담당하는 혈액 속 백혈구의 일종이다. 외부에서 침입한 병원균이나 바이러스 등에 저항하는 면역세포 중 하나로 체내에 약 1억 개 이상 존재하며 간이나 골수에서 성숙한다. 우리몸에서는 암세포와 같은 비정상 세포가 하루에 5,000개 이상 생기고 사멸하는데 NK세포는 정상 세포와 조금이라도 차이를 보이는 비정상세포를 정확히 구별해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면역 체계의 최전방에서 우리 몸을 지켜주는 것이다.

흔히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이 있는데 정확히 말하면 ‘웃으면 면역력이 높아진다’는 말이다. 실제로 일본 오사카 의대 이와세 박사팀은 최근 웃음치료가 암세포를 잡아먹는 NK세포를 14% 증가시킨다. 미국 하버드 의대 연구팀은 “1∼5분 정도 웃으면 NK세포가 5∼6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로마린다 의대도 비슷한 실험에서 웃음으로 인해 NK세포가 24~40% 정도 상승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세계의 수많은 과학자들이 ‘하루 한 번 실컷 웃으면 의사를 멀리할 수 있다’는 옛 속담을 사실로 확인시켜 준 것이다.

면역력은 감기부터 암까지 모든 질병의 원인이 되는 요인으로 손꼽히며, 현대인의 주요 건강 키워드 중 하나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면역력을 수치로 간편하게 검사할 수 있는 ‘NK세포 활성도 검사’가 각광을 받고 있다. ‘NK세포 활성도 검사’를 시행하고 있는 한 대형검진센터는 2016년 9월까지 NK세포 활성도검사 대상자의 20%가 경계치(100.0-249.9pg/mL) 또는 이상치(<100pg/mL)로 나타나 비정상 결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NK세포 활성도 검사의 핵심은 NK세포의 ‘활성도’다. NK세포는 암세포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비정상 세포를 제거하는 선천 면역세포로전체적인 면역계의 균형을 유지하고 건강을 지키는 역할을 한다. 그에따라 NK세포의 숫자보다 실제로 비정상 세포를 공격할 수 있는 것은 활성화된 NK세포이기 때문에 활성도의 수치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진행한 임상실험 결과 암환자의 NK세포 활성도는 정상인(750.4pg/mL)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NK세포 활성도 검사는 소량(1mL)의 혈액으로 가능하다. 이 때문에 채혈의 부담이 적고 빠른 시간 안에 면역력을 수치화해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활성도 수치가 경계치, 이상치에 가까울 경우 질병에 대한 면역력이 낮은 상태이기 때문에 건강에 주의가 필요하다. 정기적인 NK세포 활성도검사를 통해 질병예방, 조기진단 및 환자의 재발 모니터링, 질환치료의 효과분석 등 유용한 지표로 활용이 가능하고 향후 다양한 질병의 진단까지 활용 범위가 점점 확대될 전망이다.